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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Self

털모자 만들기, 핸드메이드 뜨개모자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쓍쓍 붑니다. 추워요. 너무 저도 감기기운에 비상등이 깜박깜박거리는데요. 지난해부터 뜨개모자를 몹시 애용하고있습니다. 하지만 시중에 파는것은 모양이나 크기 여자치고 머리둘레가 제법나가고 정말 동양인의 고유머리모양인 저로서는 모자 선택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머리가 바깥쪽으로 뻗기 때문에 모자를 잘못 썼다가는 낭패보기 쉽죠. 그래서 둘레도 넉넉하면서 따뜻한 모자를 만들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께 친구가 목도리를 뜨다남은 실을 두타레쯤 넘겨받아서 터틀 목도리를 뜨기시작했는데 그것이 시간도 오래걸리고 중간중간 정신을 잃은마냥 코도 한두군데씩 빠져 배열도 영 어설프고 해서 큰맘먹고 그것을 툴툴 풀기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짱짱하게 한덩어리 실뭉치가 되었는데...

처음엔 코도 만들줄 몰라서 네선생을 한참을 들여다 보고 코를 85개 만들었습니다. 이런 머리둘레가 공개되는군요..하하하하하 그렇게 시작해서 고무단을 뜨기시작했는데 원래 실을 여러번 감았다 풀었더니 가늘어져서 다른 분들 공개포스팅된 사례보다 코나 단을 더 떠야할것 같았습니다.(머리가 크기도 했구요.ㅋ)

약 18단정도 고무단을 떠서 한 10센치정도 접히는 부분을 만들고 메리야스 뜨기를 시작했습니다. 네선생에 올라온 다른 지식인들을 한참 들추어보면서 실 방향이나 기호를 좀 이해하고 시작했는데 이것이 생각보다 쉬운 배열이라는것을 친구가 말해준것을 떠올리고 깨달았지 뭡니까..여튼 그래서 쭉 떠내려가다보니 남들은 32단쯤 떴다는데 전 한 40단을 넘게 떠야했습니다. 두어줄 뜰때마다 모양잡아서 머리에 한번 써보고...그리고 또 두어줄 뜨고를 한참 반복했죠.

대충떠진것을 보니 저런 모양의 모자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윗쪽에 메리야스뜨기로 한 부분은 아랫쪽보다 잘 안늘어난다고 하던데 전 잘 모르겠어요. 제모자는 눌림없이 잘 늘어나거든요.

고무단 18단 / 메리야스 42단 / 코줄임 3단

코줄임은 간단하게 두코뜨기로 세단에걸쳐서 줄여주고 조여서 묶었습니다. 그리고 묶은후 그실을 길게 내어서 돗바늘을 이용해양쪽부분을 꾀메듯이 붙여줬습니다.

일단 마간역시 인터넷의 힘을 빌렸지만 왠지 하다보니 제 맘대로 하고있었어요. 그래서 그냥 튼튼하게만 이어져다오 하는 마음으로. 아 그래고 주로 접어서 쓸것이기 때문에 아랫부분을 이어줄때는 반대로 바늘을 빼서 바깥족으로 이음면이 올라오도록 처리했습니다. 그래도 아주 말끔하게 이음새를 찾아볼수 없을 정도에 깔끔한 마감은 무리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이라이트는 방울달기!! 사실 모자를 만드는 과정중에 제일 재밌었습니다. 실을 마구마구 감아준다음 가운데 부분을 짱짱하게 당겨묶었더니 동그랗게 펼쳐지더라구요. 그리곤 가위를 이용해 잘라준 다음 동그랗게 다듬었습니다. 실먼지때문에 제채기가 엄청 나왔지만 꾿꾿이 슥슥슥슥..그리고 방울부분을 모자에 고정시켜 꾀메주고 나니 완성!!!

실이 생각만큼 깔깔하진 않아요 생각보다 푹신한 느낌

방울크기가 조금 컸어도 좋았을 뻔했네요.

착용샷입니다.


시중에 파는 모자가 가격이나 노력대비 더 저렴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처럼 머리크기가 후덕하여 혹은 숱이 많아서 모자를 쓰시기가 두려우신 분들은 한번 도전해 보심이 어떠할까요. 저 같은 겅우엔 대만족이었습니다. 따뜻한데다 실 색이나 무늬도 마음에 들었던 터라. 

하지만 한가지 방울부분이 좀더 컸다면 머리가 작아보이는 효과도 노릴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하하하 다음번엔 꽈베기 뜨기를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방울도 좀더 크게 달구요.